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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거나 질 때 커 보이는 이유

이태형 박사 기자

  • 기사등록 2015-03-23 08: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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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 뜬 달-왼쪽, 뜰 때의 달 -오른쪽 Credit: Jim Schaff).

지평선에 걸려 있는 달은 높이 뜬 달에 비해 훨씬 크게 보입니다. 달의 크기가 몇 시간 만에 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달은 실제로 얼마나 크게 보이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실험을 통해 지평선에 걸린 달이 높이 뜬 달에 비해 두 배에서 많게는 네 배까지 커 보인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은 수천 년 동안 달의 크기에 대한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다양한 설명을 내 놓았습니다. 유명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이 현상에 대해 기원전 350년경에 이미 언급했으며, 그보다 300년쯤 전에 만들어진 아시리아의 니네베 왕립 도서관에서 발견된 흙판에도 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데카르트와 같은 과학자들 뿐 아니라 심지어 독일의 철학자 칸트나 쇼펜하우어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오늘날 학자들은 달이 크게 보이는 것이 우리 눈의 착시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진을 찍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평선 위에 있는 달이나 높이 뜬 달의 크기는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지평선에 커다랗게 걸린 달이나 해를 보면서 그것이 착시(optical illusion)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달의 크기가 틀려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먼저 널리 알려진 잘못된 설명 세 가지를 소개하고, 현재까지 학자들이 가장 많이 인정하는 이론을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잘못된 설명 1) 달이 지평선에 있을 때가 지구와 더 가깝다.
 실제로 달까지의 거리는 달이 지평선에 있을 때가 높이 떴을 때보다 더 멉니다. 달이 지평선에 있을 때는 머리 위에 있을 때보다 지구 반지름(6,400km)만큼 더 멀리 있는 것이 됩니다. 실제로 이 차이로 인해 사진 속에서는 지평선에 있는 달이 머리 위에 있는 달보다 약 1.5% 정도 작게 보입니다.
 
잘못된 설명 2) 지구의 대기가 렌즈처럼 작용해서 달이 크게 보인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진공 상태인 우주 공간을 날아온 빛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굴절됩니다. 굴절되는 정도는 공기의 밀도가 높을수록 더 커집니다. 지평선에 가까울수록 공기 밀도가 높기 때문에 보름달의 윗부분보다 아랫부분이 더 많이 굴절됩니다. 따라서 지평선에 붙어 있는 해나 달은 아래쪽이 조금 더 위로 굴절되어 약간 평평한 밤톨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수평 방향으로는 대기의 밀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좌우의 크기 변화는 없습니다. 결국 대기가 렌즈처럼 작용해서 달을 크게 보이게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잘못된 설명 3) 지평선 근처에 있는 다른 건물들 때문에 심리적으로 달이 크게 보인다.
이것은 크기 대비 이론(Size-Contrast theory) 또는 상대적 크기 이론(relative size theory)으로 불립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의 이름을 딴 에빙하우스 착시(Ebbinghaus illusion)가 이 이론의 가장 유명한 예입니다.
 
이 이론에서는 앞의 두 이유와 달리 달이 크게 보이는 것을 심리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평선 근처에는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대상들이 많아서 달이 크게 보이고, 천정 부근에서는 주위에 비교될 만한 대상이 없기 때문에 달이 작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에빙하우스 착시에 의한 크기 변화는 실제로 10%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수평선 위에 보이는 달처럼 주위에 특별히 비교 대상이 없을 때도 달이 크게 보이는 것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보름달이나 해가 지평선 근처에서 크게 보이는 것이 착시라는 것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꾸로 보는 것입니다. 보름달이 뜨거나 질 때 달을 등지고 허리를 굽혀 두 다리 사이로 보면 달이 작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달이 크게 보이는 것이 착시라는 것을 믿게 된 것도 바로 이 실험을 통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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