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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조선왕조실톡’ 변지민 작가, “역사는 따분한 것 아냐” - ‘무적핑크’ 변지민, 덕수궁 중명전에서 청소년을 만나다

임지민 기자

  • 기사등록 2019-11-04 17: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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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핑크' 변지민 작가가 1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청소년 역사콘서트를 진행했다. 직접 준비해온 전립과 초립을 통해 강연을 이끌어나가는 변 작가. (사진 = 임지민 기자) 


‘조선왕조실톡’, ‘삼국지톡’, ‘세계사톡’등 다수의 역사 웹툰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웹툰작가 ‘무적핑크’ 변지민 씨가 청소년들을 만났다. 


1일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는 청소년 역사콘서트를 개최하고 인기 웹툰작가 ‘무적핑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특별히 을사늑약이 체결된 역사적 현장인 덕수궁 중명전에서 진행돼 뜻을 더했다. ‘외우지마 덕질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역사콘서트 행사에는 선착순으로 선발된 60여명의 개인 및 단체 학생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변 작가는 “모든 역사는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서 딱딱한 역사이야기가 아닌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재미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로서의 역사에 집중해 강연을 진행해 학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본 행사에 앞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악 공연이 진행됐으며 변지민 작가의 강연 이후에는 학생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백성들이 자기결정권 위해 투쟁해 왔던 역사”


변 작가는 우선 학생에 눈높이에 맞춰 직접 전립을 썼다. 직접 ‘사또’가 된 것. 변지민 작가는 ‘나쁜 사또’와 ‘착한 사또’가 누구냐에 따라 백성 개개인의 목숨이 좌우되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을 학생과의 짤막한 상황극을 통해 풀어냈다. 


변 작가는 “나의 운명을 남이 결정하는 비극이 역사에서 계속돼 왔다”며, 을사늑약 역시 이러한 맥락의 비극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100주년을 맞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역시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직접 결정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변지민 작가는 “그간의 역사교육에서는 흔히 ‘대한독립만세’라는 구호에서 ‘대한’에 집중한다. 하지만 ‘민국’이라는 말에 집중해야 한다”며, “당시의 백성들이 되찾고 싶었던 것은 ‘아름다운 우리나라’나 핍박받는 ‘고종 황제’ 가 아니라 ‘나 자신’이다. 3·1운동의 의미는 ‘나는 황제와 같은 사람이다. 똑같은 인간이다’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무적핑크' 변지민 작가가 1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청소년 역사콘서트를 진행했다.(사진 = 임지민 기자)


콘텐츠 제작자는 ‘셰프’, 살아있는 사람에게 의미있어야


변 작가가 이러한 인식을 먼저 강조한 이유가 무엇일까? 변 작가는 이후 역사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중요하게 다뤄야 할 점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 역사학자에게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역사는 가치있는 콘텐츠다. “살아있는 사람이 좋다”는 변 작가의 작가론적 세계관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변 작가는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가 산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언급하며 자신을 ‘셰프’에 비유했다. 본인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연구하는 ‘식물학자’가 아니라 이를 맛있게 요리하는 ‘셰프’가 되려고 한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그가 작품을 통해 다루는 역사도 대부분 위인들의 ‘위대한 업적’이 아닌 그들의 ‘인간적인’ 측면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변 작가는 “과거의 역사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안, 교훈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가채, 갓 등 많은 소품을 직접 갖고 써보면서 작업을 한다. 상대방의 입장이 돼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먹은 것, 기쁜 순간, 슬픈 순간을 그대로 이해하고 그 감정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들이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조금 덜 외로워진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학생들은 필명 ‘무적핑크’의 의미, 역사 인물 중 좋아하는 사람, 역사 웹툰을 시작하게 된 계기, 차기작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변 작가는 “‘후레시맨’, ‘파워레인저’를 좋아해 그러한 닉네임을 짓게 됐다. 좋아하는 인물은 거상 김만덕, 역사에 대해서는 실록을 살펴보다 기록된 세종의 반찬 투정이 기억에 남아 관심을 갖게 됐다. 앞으로 심각한 정치물을 다뤄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학생들 역시 높은 반응을 보였다. 변지민 작가에게 초립을 건네받아 ‘백성’ 역할을 맡은 최윤서(평택 비전중학교) 학생은 “역사는 좋아하지만 평소 외우는 것은 싫어했다”며, “웹툰과 역사를 좋아해 참석했는데 이런 강연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멀게 느껴졌던 역사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인터뷰] 


'무적핑크' 변지민 작가 (사진 = 임지민 기자)


-학생들을 만나게 된 소감은 어땠는가? 

“처음에는 걱정 많았다. 대한제국말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야기다. 특히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다보니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가능성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 따라서 팩트 전달보다도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내용을 준비했다. 자신의 권리와 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 많이 좋아해줬다.”


-참가하게된 계기는?

“작업 시간을 빼앗길 수 있고 강연등을 진행했을 때 언급한 부분에 대해 책임이 많이 필요하다보니 대부분의 강연을 사양하는 편이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을 위한 자리는 기왕이면 가고자 하고 있다. 성인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라면 사양했을 것이다. 이 분들을 위해 발화할 분들은 이미 많다. 중·고등학교 분들을 위한 강연이라고 들어 흔쾌히 수락했다.”


-학생들과의 자리를 많이 갖는 편인가? 그 이유가 있다면?

“학생 대상 강연을 많이 요청받고, 또 좋아하기도 한다.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특히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전에 비해 뜻깊은 강연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전에는 세종, 정조, 광해군 등 유명한 인물에 대한 사극·미디어·엔터테인먼트와 관계된 문화 강연 기획이 많았다면 올해는 좀더 의미있는 강연에 대한 의뢰가 많은 편이다.”


-역사콘텐츠의 현재적 의미와 변용에 대해 많이 언급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다.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다루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실제 그 분들의 후손들이 남아있다. 


역사의 숭고함, 교훈에 대해서도 고민 많았다. 하지만 작업을 하며 재미가 이긴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타당한 지적은 수용하면 된다. 욕을 안 먹을 수는 없다. 두려워하기보다 재미있게 그리려고 하고 있다. 특히 세상에 남겼을 때 의미가 있다면 용기있게 하려고 마음먹었다. 


역사 콘텐츠를 다루는 모든 분들은 다루는 시대상이 너무 소중하고, 재밌고 이야기와 시대가 통하는 상황을 혼자 간직하지 못한다. ‘덕질’이다. 옳고 그름, 팩트를 따지기보다 의미와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이 있었다면?

“건물 그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역사에 남아있는 유적 내부의 강당에서 진행될 줄은 몰랐다. 유적을 가 보면 픽션이 아니라 직접 느껴지는 역사의 흔적이 있다. 이 곳에서 사람들이 정말 걸었고, 피를 흘리고, 눈물을 흘리고, 죽기도 했다는 실감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경험과 역사에 관해 이야기해 매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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