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친윤을 내세운 윤석열의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 단계에 아직 머물렀다면, 전한길을 앞세운 김건희의 국민의힘은 파시스트 정당으로 무섭게 치닫고 있다. 이미지는 직전 영부인 김건희와 전직 학원 강사 전한길 간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보도한 SBS 뉴스 화면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가 예상대로 파시스트들의 대잔치로 막을 내렸다. 2025년 8월 25일 금요일, 충청북도 청주시 오스코에서 개최된 당대표 경선에서 변절한 운동권 김문수와 극우 개신교도 장동혁이 결선 투표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며칠 후인 8월 26일 화요일, 최종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내란수괴 피고인 윤석열과 국정농단 및 매관매직 범죄자 김건희에 대한 단호하고 강력한 처벌과 응징을 염원·기대하는 대다수 정상적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김문수와 정동혁이 맞붙는 제1야당 당수 결선 투표 구도는 참으로 고약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다. 마치 히틀러와 스탈린 가운데 누가 더 진선진미한 민주주의자인지를 선택할 것을 요구받는 것 같은 느낌이다.
따라서 단판 승부로 마무리된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이 일반 유권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불쾌감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최고위원 당선자들의 면면을 분석하면 양향자 전 의원을 제외한 신동욱, 김재원, 김민수 모두가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의 비루한 가병(家兵) 노릇을 서슴없이 자처해왔다.
양향자 입장에서는 사방을 바라보면 본인이 극우 파시스트들의 바다에 떠 있는 외로운 변화의 혁신의 섬처럼 돼버린 모양새라 하겠다. ‘여자 전한길’ 흉내에 여념이 없던 현역 국회의원 최수진이 최고위원 경선 마당에서 보기 좋게 미역국을 마신 게 국민의힘 8·25 전당대회가 남긴 유일한 미담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8·25 전당대회의 화제의 주인공은 단연 사교육 장사꾼 출신의 전한길이었다. 전한길을 위시한 ‘윤 어게인’ 패거리들이 107석의 국회 의석을 보유한 거대 정당을 무대로 갖은 패악질을 저질러도 국민의힘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영남 구태들과 친윤 기득권들은 전한길 무리의 망동을 제지하는 데 필요한 실효성 있는 조치와 행동을 전연 취하지 않았다. 경선 기간 내내 전한길 부류의 비제도권 파시스트들이 밖에서 풍악을 요란하게 울리면, 송언석 유형의 제도권 파쇼들이 안에서 대놓고 박자를 맞춰주는 형국이었다.
어떤 정치적 기획과 기동이든지 총설계사 겸 총지휘자는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국민의힘 8·25 전당대회는 해당 정당의 최종 보스가 다름 아닌 직전 영부인 김건희였음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계기이자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김건희의 의도와 바람대로 전당대회가 진행된 연유에서였다.
김건희는 전당대회 수일 전 신평 변호사를 구치소 접견실로 불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공공연히 비토했다. 신평은 김건희의 얘기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그대로 옮기며 김심(金心)의 속내를 바깥세상에 부지런히 알렸다.
윤석열의 친위군사쿠데타가 참담하게 실패한 이래로 내내 수세 국면에만 처해 있던 김건희가 대대적 반격에 나선 목적은 명확했다. 한동훈계 인사들은 단 한 명도 국민의힘 지도부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총력 저지하는 일에 있었다. 김건희의 노골적인 경선 개입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근식 서울 송파 병 당협위원장의 낙선으로 귀결되었다. 김건희의 역습이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근식만 우스운 꼴이 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신평 변호사 또한 바보가 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는 김건희가 더는 필요성이 없어진 신평 변호사를 신속히 손절하게 탓이었다. 김건희 측은 한동훈을 저격한 김건희의 옥중 발언은 신평 변호사가 임의로 지어낸 허구적 낭설이라고 주장했다. 배움은 없어도 교활한 김건희의 노련하고 능숙한 치고 빠지기 작전에 허풍은 심할지언정 순진했던 신평이 제대로 말려든 격이었다.
김건희에게 도대체 어떤 매력 또는 마력이 있기에 한국사회의 내로라하는 사내들이 왕년의 평범한 미술학도의 충실한 수족 역할을 앞다퉈 자처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관건은 김건희가 쓸모를 다했다고 판단되는 인간들을 여지없이 용도폐기해왔다는 대목이다. 감옥에 들어간 남편 윤석열에 이어서 이 말 많고 탈 많은 부부의 멘토 역할을 자임하던 신평마저 김건희에게 모질게 토사구팽을 당했다. 지금 김건희 받들기에 총대를 메고 있는 전한길 역시 머잖아 김 씨에게 버림받을 확률이 높다.
혹자들은 유력한 권력자와 세도가들이 김건희를 병풍처럼 앞세우고는 뒤로 얌체같이 숨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팔푼이 같은 덜떨어진 소리일 뿐이다. 그들이 그토록 ‘김건희 사용법’에 정통했다면 윤석열 정권의 때 때 이른 몰락 사태도,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을 지나 파시스트 정당이 돼가는 참극도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을 터이다.
윤석열의 권력이 아직은 건재했던 시절에 국민의힘은 극우 정당이었으되 그나마 파시스트 정당은 아니었다. 전한길을 돌격대장으로 앞세운 김건희의 역습이 완벽히 성공한 이제, 국민의힘은 극우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파시스트 정당의 층위로까지 타락했다. 차기 당대표로 변절한 운동권 김문수가 당선되건, 극우 개신교도 장동혁이 선출되건 관계없이 파쇼 정당으로 갈 데까지 간 국민의힘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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