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970년대 반출된 조선 문집 책판 3점… 반세기 만에 귀환 - 미국 근무 외국인 수집품으로 반출됐던 『척암선생문집』·『송자대전』·『번암집』 - 워싱턴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서 기증식… 국외 반출 실태 추가 조사 - 전통문화상품 위장 반출 사례 확인, 자진 반환 확대 추진

임지민 기자

  • 기사등록 2026-02-09 09:30:47
기사수정

국가유산청은 2월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1970년대 미국으로 반출됐던 조선 후기 문집 책판 3점을 미국인과 재미동포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아 반환했다고 밝혔다.

 

『척암선생문집』책판

이번에 반환된 유물은 『척암선생문집』, 『송자대전』, 『번암집』 책판 각 1점으로,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에 제작됐다. 책판은 문집과 불경 등을 간행하기 위해 글씨를 새긴 목판으로, 조선 시대 지식과 사상의 전파를 담당한 핵심 기록물이다. 이들 유물은 1970년대 초 한국에서 근무하던 미국인들이 기념품 명목으로 구입해 해외로 반출된 사례로 확인됐다.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을미의병 당시 안동 지역 의병장으로 활동한 김도화 선생의 문집으로, 1917년 판각됐다. 전체 1천여 점 가운데 일부만 남아 있으며, 2015년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 책판은 국제개발처인 USAID 한국지부에서 근무했던 미국인 애런 고든이 국내 골동상에서 구입해 미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유족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 기증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반환 절차가 이뤄졌다.

 

『송자대전』 책판은 조선 후기 유학자 우암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를 집대성한 것이다. 1787년 초간됐으나 1907년 일본군에 의해 소실됐고, 1926년 후손과 유림이 복각했다. 현재 복각본 1만1천여 점은 대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반환된 책판 역시 애런 고든이 같은 경로로 구입해 미국으로 가져간 뒤 가족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번암집』 책판은 영조·정조 시기 국정을 이끈 문신 채제공의 문집으로, 1824년 판각됐다. 전체 1천159점 중 358점만 현존하며, 『척암선생문집』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 책판은 다른 미국인 소장자가 구입해 재미동포에게 전달한 뒤, 소장자가 자발적 기증 의사를 밝히며 반환됐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례를 통해 문화유산이 전통문화상품으로 위장돼 국외로 반출된 실태를 확인했다며, 미국 내 유사 사례에 대한 추가 조사와 자진 반환 유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국내외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환수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월 9일 강경화 주미대사와 함께 워싱턴DC 주미대사관 영사부 건물에 ‘대한민국 최초 대사관’ 기념동판을 부착한다. 해당 건물은 1949년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설치한 대사관으로, 한국 외교의 출발점이자 6·25전쟁 당시 유엔군 참전을 이끌어낸 외교 현장으로 평가된다. 이번 동판 부착은 주미·주영 대한제국공사관에 이은 세 번째 사례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앞으로도 해외에 흩어진 문화유산의 환수와 보존, 활용을 위해 국제 협력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paxnews.co.kr/news/view.php?idx=58039
  • 기사등록 2026-02-09 09:30:47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중동전쟁 대응 총력·전속고발제 개편 논의…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서 위기 대응 주문 중동전쟁 여파 속 민생 대응과 제도 개편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정부 방침이 제13차 국무회의에서 확인됐다.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상황과 주요 정책 과제를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 방안을 비롯해 ‘국민 삶의 질 2025’, ‘모두의 지...
  2. 이진용 전 가평군수, 13년 만에 정치 복귀…무소속으로 군수 선거 출사표 13년의 공백을 깨고 이진용 전 가평군수가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가평군수 탈환에 나섰다.이진용 전 가평군수는 지난 3월 27일 가평군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진용과 함께 다시 뛰는 가평"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는 재임 당시 추진했던 에코피아 가평 구상을 고도화한 '에...
  3.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 대상 산림체험 프로그램 진행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은 국립춘천숲체원에서 장애인 대상 산림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성인 장애인 18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숲해설 프로그램과 ‘숲향기솔솔’ 아로마테라피 활동을 통해 자연을 오감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숲해설 프로그램에서는 숲의 생태와 계절 변화를 배우며...
  4. 중동전쟁 대응 ‘거시정책 공조체계’ 출범…정부, 첫 재정·금융 협의체 가동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재정·금융 등 거시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거시재정금융간담회’를 주재하고 중동전쟁 대응을 위한 정책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박홍근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이번 간담회는 ...
  5.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67%…민주당 48% 2주 연속 ‘최고치’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67%를 기록하며 높은 지지세를 이어갔다.한국갤럽이 2026년 4월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67%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4%, 의견 유보는 1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
포커스 뉴스더보기
책-퇴진하라
책-보수의종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