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박시선 더불어민주당 여주시장 예비후보가 경기도 여주의 한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출처 : 박시선 예비후보 페이스북)유튜브 「안진걸TV」를 오랜만에 시청했다. 채널의 운영자인 안진걸 소장을 대한 고마움 반, 미안함 반의 마음 때문이었다.
필자는 2024년 가을에 진보적 시민단체인 민생경제연구소의 공동소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안진걸과 임세은 두 사람과 함께 정치 대담집 「퇴진하라(도서출판 디케)」를 펴낸 바 있다. 한국 사회가 모든 분야에서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되려면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이 요구된다는 핍진하고 절박한 문제의식을 담은 책이었다.
우리의 정성이 하늘에 통했던 걸까? 아니면 순전히 우연의 일치였을까? 대담집이 출간된 지 얼마 후에 윤석열은 시대착오적 친위군사쿠데타를 시도했다가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이 선고돼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대통령직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고 말았다.
윤석열이 퇴진함으로써 책을 판매하기가 도리어 어려워졌음에도 안진걸 소장과 임세은 소장은 특유의 열정과 성실성으로 변함없이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다. 책을 출판하자고 처음 제안했던 내가 오히려 계면쩍어질 지경이다.
요즘 내 처지에서 안진걸 소장과 임세은 소장에게 실질적으로 보답할 수 있는 길은 두 사람이 각각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의 조회수를 올려주는 방법뿐인지라 나는 일요일 오후 안진걸 TV에 접속했던 터였다. 때마침 화면에서는 6월 3일 실시될 예정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시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박시선 예비후보의 이력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그는 1976년에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다. 지역에서 젊고 유망한 청년 기업인으로 입지전을 이룬 다음 제도정치권에 뛰어들어 여주시 시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해 현재는 여주시의회 부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주는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를 띠어온 지역이다. 1995년을 기점으로 이제까지 치러진 총 8번의 여주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은 딱 2차례 승리했을 따름이다. 이 두 번의 승리마저 내용을 들여다보면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함으로써 보수표가 분산된 덕분이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의 공천을 받은 이충우 현 시장이 무려 66.67퍼센트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8기 민선 여주시장에 당선되었다. 투표에 참여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2가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준 셈이다. 이는 서울의 경우에 대입하면 청담동과 압구정동이 자리한 강남갑 같은 지역구에서나 목격될 법한 보수의 초강세 현상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회에서 형성된 민주당의 일방적 우위 구도는 따지고 보면 국민의힘의 자업자득이다. 국민의힘은 개별 정당들이 총선에서 얻은 실제 득표율이 국회에서의 의석 비율과 최대한 일치•조응하도록 만들려는 일체의 노력에 줄기차게 반대해왔다. 그 결과 지금은 수도권에서 국힘의힘을 찍은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의 표가 무의미한 사표가 되고 있다.
반면에 여주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과의 초격자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추측•분석된다.
첫째로 여주는 여러 복잡하고 중첩된 규제로 말미암아 신도시가 건설되지 않았다. 민주당의 알토란같은 표밭으로 기능해온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여주에는 없다시피 하다.
둘째로 이승만에서 박정희를 거쳐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독재정권 시절의 여촌야도 정서가 적잖이 남아 있다. 여주는 2013년 9월에 이르러서야 여주군에서 여주시로 승격되었다.
셋째로 민주당 중앙당의 상대적 무관심이다. 여주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2025년 12월 말 기준으로 11만 4천 명 정도다. 서울 금천구 인구의 절반 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당 지도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여주는 최우선적 승부처가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여주에서 민주당 당적으로 선거를 나가는 출마자들 입장으로 잠시 역지사지를 해본다면 이들에게 여주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고 사활적일 수밖에 없다. 자신이 몸담은 정당이 표방하는 가치와 노선을 지역에서 확실하게 구현하고 싶어 한다는 측면에서는 박시선 여주시장 예비후보를 위시한 여주의 민주당 출마자들 또한 다른 곳에서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민주당 사람들과 전연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출정식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박시선 여주시장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경기도당위원장인 김승원 의원, 배우인 이원종 씨와 이기영 씨,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주요 외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본디 지원군은 어려운 험지에서 더더욱 절실하게 필요하기 마련이다. 내로라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과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는 유명 인사들이 이날 행사에 더 많이 참석했다면 박시선 예비후보에게 더 커다란 응원과 격려가 되었을 게 분명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개소식에 들른 당원과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박시선 예비후보의 얼굴에 자신감과 결연함이 충만해 있었다는 점이다. 승리를 향한 후보의 뜨거운 열망과 불굴의 의지야말로 그 어떤 불리한 악조건도 극복하도록 이끌어주는 최고의 전략자산인 법이다.
박시선 후보는 여주에는 네 개의 자랑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여주에는 남한강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여주에는 천혜의 자연이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여주에는 세종대왕의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로, 여주에는 여주 쌀과 여주 도자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시선 예비후보는 방금 열거된 네 개의 구슬을 하나로 꿰어 ‘체험형 생태농업 정원’을 여주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필두로 하여 여주의 발전에 이바지할 다양하고 입체적인 정책들을 차례차례 상세하게 발표했다. 그가 공개한 비전과 청사진을 꼼꼼하게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취사선택하는 일은 당연히 투표권자인 여주시민들의 몫일 테다.
관건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만으로는 돌파할 수 없는 험지가 집권당인 민주당에 아직도 은근히 많다는 데 있다. 그곳에는 이미 당선인 신분인 것처럼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 나머지 지역의 여당 예비후보자들과 달리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고된 선거전을 수행하는 민주당 출마자들이 있다.
박시선 여주시장 예비후보는 민주당의 전통적 험지에서 악전고투를 펼치는 중인 집권 여당 소속 출마자들 가운데 하나다. 안진걸 소장의 섬세한 시선은 박시선 예비후보의 고군분투를 놓치지 않았다. 나는 박시선에 대한 애틋함과 연대감이 안진걸이 한국 정치의 이른바 ‘핫 플래이스(Hot Place)’로 평가되지 않아온 여주로 출동한 까닭이라 생각하고 있다.
안진걸의 시선을 사로잡은 박시선의 고군분투는 과연 중앙당 지도부의 시선까지 여주로 집중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여주의 다수 유권자의 우호적 시선으로 마침내 승화될 수 있을까? 여주에서의 박시선의 조용하면서도 의미 있는 도전에 눈길이 쏠리는 사람들이 더욱더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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