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의 신간 「다시 오고 싶은 나라」에는 문화의 힘이 강한 지역과 나라를 만드는 데 필요한 유용한 전략과 경험담아 담겨 있다.“나는 현장에서 지내온 경험으로 문화는 전략이기 전에 태도이며, 산업이기 전에 관계이고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새 책인 「다시 오고 싶은 나라(도서출판 새빛 발행)」의 프롤로그에 실린 내용을 인용해봤다.
전형주 대표는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은 결국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문화는 거창한 공연장이나 대형 행사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주 만나고, 같은 공간을 반복해서 찾고, 서로를 기억하는 과정 속에서 문화는 천천히 만들어진다”고 이야기한다. “문화의 핵심은 콘텐츠나 시설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연결”임을 역설한 셈이다.
「다시 오고 싶은 나라」의 저자인 전형주 대표는 식품영양학과 예술학을 차례로 전공한 문화 경영인 겸 행사 기획자이다. 식품영양학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본능적 활동인 식생활과 관련된 학문이다. 예술학은 인류의 모든 행위들 가운데 단연 추상적이고 고차원적 영역에 해당하는 문화예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전형주 대표가 융합형 학자로 불리는 까닭이리라.
군포는 유동인구가 많거나 이름난 랜드마크가 자리해 있는 곳이 아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가는 길에 잠시 스쳐지나가는 도시 정도로 오랫동안 인식돼왔다. 군포시의 문화정책을 사실상 총괄해온 전형주 대표는 이웃한 대도시의 문화행정 담당자들과 견주어 더 고도의 기획력과 더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되어온 터다.
군포가 지닌 고유한 물리적 여건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전형주 대표가 고심해온 흔적은 「다시 오고 싶은 나라」에서 여실하게 묻어나고 있다.
“대표 축제를 준비하는 시간은 늘 축제 당일보다 훨씬 길다. 회의가 이어지고, 동선이 바뀌고, 날짜를 걱정하고, 사람 수를 가늠한다.”
책의 저자는 축제 준비가 회의의 연속이 아닌 고민의 연속임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 안에서 성공적인 지역축제 준비에 나서야 하는 고뇌의 흔적이 역력하다.
전형주 대표는 이러한 제약과 한계를 돌파할 방법을 어디서 구하고 있을까? 저자의 얘기를 「다시 오고 싶은 나라」의 지면을 통해 다시 들어보자.
“축제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정작 무대가 아니다. 사람들이 서로 길을 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처음 만난 사람과 함께 웃는 순간들이다.”
기존의 문화행정가와 문회기획자들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주력해왔다. 전형주 대표는 공급자와 수요자의 거리가 아니라 수요자들, 즉 문화를 함께 향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좁혀줘야 함을 강조한다.
전형주 대표의 발상은 참신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왜냐? 이를테면 우리가 공연을 관람하러 갔을 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수의 가창력이 모자란 건 참을 수 있지만, 바로 옆 좌석 관객과 얼굴을 붉히는 사건이 만약에 생기게 되면 더는 잠시도 공연장에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시는 건물이 아닌 사람의 경험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건물을 구경한 일은 잠시 기억된다. 반면, 사람들과 섞여서 겪고 부대낀 일은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문화산업을 사람과 문화상품의 관계로 피상적으로 이해해왔다. 이와 달리 전형주 대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중심에 두고서 문화예술 비즈니스의 본질을 깊이 꿰뚫어보고 있다.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다시 찾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는 꼭 무대만이 아니라 무대가 끝난 뒤의 경험이었다는 점이 또 놀랍다”는 저자의 통찰은 한국의 문화정책 담당자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교통망과 숙박시설 등의 사회적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이방인을 맞이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대한민국을 다시 오고 싶은 나라로 이끈다는 게 저자가 폭넓게 전하길 바리는 이 책의 핵심적 메시지로 들렸기 때문이다.
이는 공연이 끝난 이후의 경험담과 후일담이 다시 오고 싶은 나라와 다시 오고 싶지 않은 나라를 구분하는 결정적 기준과 잣대가 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문화는 무대 밖에서 시작되지만, 관광은 무대 밖에서 완성된다”는 전형주 대표의 진단은 앞으로 4년 동안 지역의 살림을 맡게 될 6월 4일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그 누구보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귀중한 가르침이리라. 문화의 힘이 강한 지역은 이재명 정부 시대에 지역발전의 모범생으로 우뚝 설 게 분명하다.
전형주 대표는 지금 이 순간도 군포를 다시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자 사무실에서 홀로 머리를 싸매고 있을지 모른다. 전국의 크고 작은 지방자치단체들에 전형주 못잖은 열정과 창의력을 가진 인물이 한 명씩 꼭 등장하기를 바란다면 이건 문화 문외한인 나 혼자만의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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