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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윤석열보다는 변희재와 함께해야 - 금쪽이 보수는 안방 꿰차고, 자갈길 보수는 풍찬노숙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5-05-16 2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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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보다 빨리 젖고 이끼보다 빨리 마른 김용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그의 분신일 차명진 전 의원과 나란히 군소 극우정당을 전전하며 풍찬노숙을 할 적에 김문수를 보듬어준 인물은 힘센 검사 윤석열이 아닌 가난한 보수 활동가 변희재였다. (사진은 왼쪽부터 차례로 김문수 후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전직 대통령 윤석열)

시인 김수영은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며 민중의 억세고 질긴 생명력을 찬미했다.


나는 시인도, 소설가도 아니다. 여태껏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적이 없는 이름 없는 변방의 카피라이터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메마른 감성의 필자에게 촉촉하고 번뜩이는 문학적 영감을 제공한 주인공이 있다. 1990년생 MZ 세대 정치인인 김용태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전원일치 판결로 인용돼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국민의힘 자진 탈당을 정중하게 권고하겠다고 어제까지만 해도 호언장담했었다. 그는 오늘 갑자기 태세를 전환해 “어제부로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일방적으로 선포하면서, 윤석열이 국민의힘을 떠날지 여부는 더 이상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얼버무렸다.


짧은 하루 사이에 물밑에서 과연 어떤 사건이 발생했기에 김용태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꼬리를 감췄을까? 한 가지 짚이는 대목은 있다. 내란수괴 피고인 윤석열이 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직접 일일이 전화를 걸어 김문수를 도와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윤은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특수부 검사가 거의 유일하게 경험해본 직업이었다. 평생 갑으로만 생활해온 터라 뼛속까지 오만한 선민의식과 독선적 권위주의로 무장해 있다. 안하무인의 대명사 윤석열이 대한민국 사회의 을들이 종사하는 대표적 직종일 텔레마케터로 느닷없이 변신한 결정이 오롯이 김문수를 지지하려는 순수한 목적에서였을까?


국민의힘은 윤석열이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난 뒤마다 멀리는 윤 정권 출범 직후의 이준석 당시 대표로부터, 가깝게는 현재의 김문수 대선 후보에 이르기까지 윤심(尹心)을 거역하는 특정 정치인들을 겨냥한 잔인무도한 집단린치가 횡행해왔다. 지지 부탁 전화를 빙자한 윤석열의 위협적 무력시위 낌새를 재빨리 감지한 김용태가 총 한번 제대로 쏴보지 않은 채 즉각 백기 들고 항복했다고 해석하는 게 젊은 비대위원장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노회하고 즉각적인 변심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 합리적인 시각일 게다.


금쪽이 보수 석동현, 비포장 보수 변희재


한국의 기득권 주류 보수는 부의 분배와 권력의 분산에 관심이 없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분배 정책도 망국적 퍼주기였고, 어떠한 권력의 분산도 무정부적 혼란이었다. 권력 분산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도 진도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과제인지라 더는 논하지 않겠다.


문제는 한국의 기득권 세력이 평범한 노동대중을 위한 분배는 물론이고 자기들 내부에서의 분배의 정의조차 제대로 실현하지 못해왔다는 점이다. 오는 6월 3일 투표일까지 하와이로 ‘초단기 망명’을 감행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자신이 수십 년 동안 몸담았던 정당을 향하여 오죽했으면 “이 당은 언제나 들일 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안방은 일 안 하고 빈둥거리던 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일하는 놈 따로 있고, 자리 챙기는 놈 따로 있는 그런 당”이라고 한 맺힌 극언을 퍼부었겠는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일 안 하고 빈둥거린 주제에 안방을 날름 차지하려다 국민의힘 당원들로부터 된서리를 맞았다. 보수의 안방을 불로소득으로 먹으려던 사례가 어디 한덕수 한 명만이겠는가? 단지 윤석열의 오랜 친구이자 법률대리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김문수 후보의 대통령 선거대책위위원회 시민사회특별위원장 감투를 쓰게 된 석동현 변호사는 진정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보수진영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온 인물이던가?


한국의 보수에서 성공하려면 일단은 스펙이 좋아야 한다. 화려한 이력과 경력을 앞세워 사회에서 편안하고 무탈하게 잘 먹고 잘살다 태극기 집회에서 극우 반동 발언을 몇 차례 하면 국민의힘에서 알아서 꽃가마 태워 모셔간다.


반면,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같은 사람은 백만이 훌쩍 웃도는 숫자의 유튜버 구독자들을 거느리고 있어도 꽃가마를 타기는커녕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경선 기탁금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거액을 국민의힘에 순식간에 홀라당 뜯기고 말았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내게는 사반세기 넘게 알고 지낸 절친한 후배이고 동생이다. 나는 변 대표가 표방한 이념과 철학에는 전연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보수의 활동가로 본격적으로 나선 후에 얼마나 심한 고초를 겪고, 몸고생과 마음고생을 두루 해왔는지 생생히 기억·인지하고 있다.


변희재는 지난 수년간 윤석열 타도 투쟁의 선봉에 섰다가 최근 그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변희재의 스탠스가 변화한 데 대한 호오와 찬반은 독자들의 개별적 판단에 맡기련다. 나는 변희재의 뒤늦은 노선 선회가 그에게 실리적으로 손해이면 손해이지 이득은 아닐 거라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싶다. 


김문수 후보는 대선을 사실상 포기한 형국이다. 이는 누가 봐도 마땅히 인정해야만 할 부분이다. 김 후보는 대통령 선거를 접는 대신 보수 결집에 열심히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전두환의 육군사관학교 동기생 출신으로 5·18 광주민중항쟁의 무자비한 유혈 강제진압에 책임이 큰 전 특전사령관 정호용 영입 시도도 보수 결집의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김문수가 윤석열에게 설설 기는 원인 또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나마 잡으려는 애절한 몸부림의 일환이리라.


그런데 작금의 김문수는 윤석열 부류의 금수저 보수, 석동현 유형의 금쪽이 보수에게는 손을 내밀지언정 변희재를 위시한 기층 보수, 서민 보수에게는 눈길조차 돌리려고 하지 않는다. 보수에는 반상의 구분이 엄격해야 한다는 투다. 영남 남인의 후예 아니랄까 봐 완전 양반 보수, 상놈 보수 따로다.


변희재-신혜식과 윤석열-석동현을 동일한 범주의 태극기 부대로 도매금으로 묶는다면 이는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에 대한 터무니없는 모독이다. 윤석열 일행은 그냥 아스팔트도 아닌 금박 입힌 초호화 아스팔트 위에서 왕족처럼 편안하게 꽃가마를 타고 다녔다. 그와 대조적으로 변희재와 신혜식은 말이 아스팔트 보수일 따름이지, 실제로는 자갈투성이의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삼보일배하듯이 힘겹게 헤쳐가는 고난의 행군을 계속해온 비포장 보수이다.


그러므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용태를 필두로 하는 대다수의 청년 보수들에게 어느 쪽 삶이 더 선망과 동경의 대상으로 여겨지겠는가? 풍찬노숙하며 실컷 고생해봤자 경선 기탁금으로 생돈만 날아가는 비포장 보수일까? 아니면, 일 안 하고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쉽사리 안방 차지하고 큰 대 자로 벌러덩 드러누울 수 있는 금쪽이 보수일까?


김문수가 보수의 조속한 재건과 부활을 바란다면 그는 ‘무노동-유임금 보수’ 윤석열 패거리를 멀리하고, ‘유노동-무임금 보수’ 변희재 일행과 함께해야만 옳다. 이게 김문수 후보가 수시로 강조하는 인간적 도리에 명실상부하게 부합하는 행보이다. 아니, 구태여 인간적 도리를 따지기 이전에 김문수가 자유통일당 등의 군소 극우 정당들을 비전 없는 정치 낭인으로 전전하던 무렵에 김 후보를 성심성의껏 챙겨준 고마운 은인 변희재에 대한 사나이로서의 최소한의 의리일 터이다.


그래서 나는 웬만한 민초보다도 강하고 기민한 환경적응력을 어제오늘 과시한 90년생 보수정치인 김용태에게 짧은 자작시를 문득 헌사하고 싶어졌다.


“이끼가 마른다. 풀보다 더 빨리 마른다. 풀보다 더 빨리 젖고, 풀보다 먼저 마른다.”


진자리와 마른자리를 기막히게 빨리 분간하는 김용태 위원장의 뽀송뽀송한 안목에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 풍진 세상의 젊은 그대들이여, 인생은 김용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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