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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은 의총장 너머의 국민을 바라보라 - 국민의힘은 ‘김영삼의 당’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5-06-13 20: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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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은 국민의힘을 전두환의 극우내란당에서 김영삼의 개혁보수당으로 혁신하는 과제를 숙명적으로 안고 있다. 김성원 의원 같은 의회주의자들에게 ‘도로 육법당’이 돼버린 지금의 국민의힘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인 탓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필자의 솔직한 관전평을 토로하자면 김 의원의 승산이 높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김성원이 원내대표 출마선언문에서 비장한 각오로 역설한 세 가지 목표인 처절한 반성과 쇄신과 변화는 내란수괴 피고인 윤석열에게 지난 3년여 동안 온갖 아첨과 아부를 비루하게 일삼으며 부당한 기득권을 누려온 권성동과 권영세 부류의 국민의힘 주류 집단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도저히 받아들 수 없는 성격의 행동인 이유에서이다.


김성원은 결국 패배가 예고된 싸움에 외로이 나선 셈이다. 그럼에도 김성원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만약에 필자에게 구했다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조차 없이 그에게 무조건 출사표를 던지라고 권유했을 것이다.


왜냐? 김성원에게 지금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모습은 확실히 이길 수 있을 때만 싸우는 손자병법 식의 빈틈없고 약삭빠른 전략가의 처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안시성」에서 묘사된 양만춘 장군처럼 싸워야 할 순간에는 상황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묵묵히 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영웅적이고 헌신적인 순교자의 면모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보수 정당은 1990년대 이후 김영삼 세력과 전두환 잔당이 대립하고 항쟁하는 전쟁터 구실을 해왔다. 김영삼 세력과 전두환 잔당의 싸움은 정통성 있는 민간 정치인들과 무도하고 불법적인 군벌 도당들의 싸움 이상을 뜻했다.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개혁보수 진영과 권력자의 의중만을 헤아리는 권위주의적인 관료독재 무리 사이의 싸움을 의미하기도 했다.


문제는 개혁보수 진영과 관료독재 무리의 싸움에서 후자가 주로 승리해왔고, 그 영향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보수 정당이 한국사회의 개혁과 진보를 가로막는 암적 존재로 줄곧 기능해왔다는 점이다. 이제는 아예 서슴없이 전두환의 직계 후예를 자처하고 있는 윤석열은 국민의힘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국가적 암세포 덩어리로 만들어놓는 파렴치한 만행마저 급기야 저지르고 말았다.


2025년 6월 16일 월요일 치러질 예정인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원의 반대편에는 송언석이 자리해 있다. 송언석은 국민의힘의 반성과 변화와 쇄신을 가로막기에 걸맞은 요소를 단 한 개도 빠짐없이 두루 갖추고 있다.


첫째로, 송언석은 서울 강남 아파트에 거주하는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윤석열과 친윤 떨거지들만 등장하지 않았다면 김영삼의 가치와 노선을 계승하는 정당으로 온전하게 진화할 수도 있었을 국민의힘을 전두환의 정당으로 무도하게 퇴화시킨 데는 대구경북, 즉 TK의 강경보수 성향 주민들의 책임 또한 크다. 송언석은 국민의힘을 TK의 굴레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이끌기에 최적임자일 테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서민적 감수성이 부족하기로 악명이 높다. 특권적인 부유층의 이해와 요구만을 대변하느라 평범한 서민과 중산층으로부터 당이 철저히 멀어진 탓이다. 송언석과 그를 밀고 있는 영남 보수층 기반의 수구당권파는 국민의힘을 대구경북이란 가두리 양식장에 갇힌 광어와 도다리 신세를 넘어서 강남이라는 비좁은 우물 속 세계만을 세상의 전부로 착각하는 어리석은 개구리로 착실하게 개조해갈 걸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로, 송언석은 고시 출신의 전형적인 인생 2모작 정치인이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구시대적 인물들에게는 중요한 공통분모가 발견된다, 판검사 또는 고위 관료로 오랫동안 생활하며 우리 사회의 혜택받은 갑들로 등 따시고 배부르게 편안히 살다가 늘그막에 인생 2모작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놨다는 부분이다. 송언석 역시 재경부 고위 관료로 있다가 환갑 가까운 나이에 정치권에 들어왔다. 열정과 패기, 도전정신과 혁신의 의지 같은 덕목과 자질은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셋째로, 송언석은 친윤세력의 일원으로 윤석열에게 맹종해왔다. 일례로 그는 국회에서 탄핵당한 윤석열이 한남동 언덕배기의 대통령 관저에 농성을 빙자해 비겁하게 숨어 있을 때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그곳까지 직접 찾아가 ‘알현’한 국민의힘 왕당파 정치인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치명적 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송언석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무난히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의 의원총회가 전두환의 신군부가 1980년에 급조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약칭 국보위 역할을 하는 곳이 된 지 이미 오래인 탓이다.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방해한 국민의힘의 주류들에게 중도층 유권자의 신뢰를 되찾는 건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일 뿐이다. 국민의힘의 영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수도권에서 지지를 받는 데 하등 관심이 없다. 오직 노인층 표심만 바라보는 국민의힘 친윤들에게 청년세대의 미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당장 송언석 본인부터가 ‘중수청’의 지지 같은 것 없이도 지역구인 김천에서 금배지를 다시 다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핵심은 국민의힘이 전국 차원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추락해도 대구경북에서 자기만 당선되면 장땡이라고 여기는 송억선 유형의 이기적인 구태 정치꾼들에 있지 않다. 국민의힘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혁적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장래가 암담해지는 김성원 의원 같은 인물들에게 보수의 처절한 반성과 변화와 쇄신이 더는 거부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절박한 과제로 목전에 닥쳤다는 사실이야말로 원내대표 경선으로 새로운 분수령을 맞이할 국민의힘 내분 사태의 본질이리라.


김성원은 수도권에서 3선을 기록했다. 그의 지역구는 경기 북부권에 위치해 있다. 경기 북부는 우리가 과거에 알던 소위 접적 지역이 아니다. 대형 아파트 단지 위주의 신도시가 속속 들어서면서 정치 구도도, 유권자의 지형도 확연히 바뀌었다.


더군다나 몰지각하고 시대착오적인 일부 냉전주의 망동 분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하며 휴전선 일대의 안보상의 위기감과 긴장감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킬 적마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크게 몸살을 앓곤 했다. 김성원에게 당의 극우화를 저지하는 일이, 당을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압도적 우세를 만끽하는 지역주의 정당에서 수도권에서도 폭넓은 지지세를 확보한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일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유도하려 시도했던 윤석열 패거리를 당내에서 말끔하게 일소하는 일이 숙명이 된 까닭이다.


김성원은 관료독재 무리의 주축을 이루는 고시파들이 득세해온 국민의힘 안에서는 매우 드물게 정통 의회주의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대표적 의회주의자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의장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보좌했다. 정 전 의장이 YS에게 발탁되어 제도정치권에 입문했음을 감안하면 김성원은 전두환 냄새를 여전히 짙게 풍기는 윤석열이나 송언석과는 달리 상도동계에 정치적 뿌리가 가닿고 있다고 하겠다.


김성원이 윤석열 치하에서 전두환의 유산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수구반동 정당이 돼버린 국힘의 힘을 개혁보수 정당으로 정상화하는 여정은 힘들고 험한 가시밭길이 될 게 분명하다. 그 형극의 길을 헤치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그는 앞으로 수없이 깨지고 상처받고, 때로는 장렬하게 산화해야만 할 게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전두환의 잔당으로, 대구경북 지역당으로, 김건희와 전광훈과 전한길의 사당으로 지금 같이 남아 있기를 고집한다면 윤석열이 자행한 12·3 내란 사건의 원죄에서 벗어나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결말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정당으로 판결되어 당이 해산되는 비극적 운명일 터임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김성원은 스스로를 ‘선출직 국회의원’이 아닌 ‘임명직 국보위원’ 정도로 간주해온 국민의힘 대다수 현역 금배지들의 환심만을 사려 시도해선 안 된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내란에 분노했지만 이와 동시에 이재명 정부의 우려되는 독주와 횡포도 견제하기를 바라는 수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힘 의총은 짧지만 국민의 민심은 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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