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강희욱 기자
‘사법농단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최인호 기자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재임기간에 일어난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중에라도 만일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개입하고 ‘법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이날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다음은 이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출석에 앞서 밝힌 입장문 전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최인호 기자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기간 동안 일어난 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스런 마음이 듭니다.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자리를 빌어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 사명관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음을 굽어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만일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저는 오늘 수사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습니다.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단 말을 드리고,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 발전이나 이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 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최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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